MY MENU

자유게시판

제목
이 바람 많은 세상, 때론 절박하고 때론 허무하며 고단한 이 삶 속에서 문득 마주치는 별빛 몇 점은 어디 없을까
작성자
리아
작성일
2016.04.21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76
내용

한 동안 오쇼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산골짜기 마을에서 산 적이 있었다. 나눔터에서 늦도록 얘기꽃을 피다가 각자 꽤 떨어진 숙소로 돌아가는데 한 여자 산야신이,

오빠, 거기 외등 좀 꺼주지.”

, 길이 어두울 텐데?”

그래도 별이 잘 보이는 게 좋잖아.”

하늘을 보니 바람은 순하고도 맑은 향기 가득한데 도심 하늘에선 점점 사라져 가던 별들이 넓은 창공에 이중 삼중으로 빼곡히 들어 차 있다.

한 번은 그곳 친구 도반들과 함께 호젓한 시골 밤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크고 작은 반딧불이 몇 발치에서 아른거리는데 하늘의 별들이 물살 위에 비친 별무늬처럼 유난히 깜빡거렸다. 온 하늘에 외계에서 날아온 빛나는 우주선이 수도 없이 떠 있는 듯하였다. 그 한가운데를 은하수의 거대한 성운이 길게 강을 만들며 하늘 벽 폭포까지 아스라이 사라지고 있는데 내가 걷고 있는 것인가? 우주와 함께 떠내려가고 있는 것인가?

언젠가는 저 우주의 심장 속으로 사라지리.

하지만 우리들은 무수히 나타났다 사라지는 색색깔의 외등에 현혹되어 내면의 하늘과 그 안에서 쏟아져 나오는 빛나는 별들을 얼마나 오랫동안 망각하고 사는 것이냐?

그래도 이 바람 많은 세상, 때론 절박하고 때론 허무하며 때론 찬란한 이 삶 속에서, 수 많은 갈래로 이어진 삶의 길 위에서 문득 마주치는 별빛 몇 점은 어디 없을까?

거기, 외등 좀 꺼주세요.

이제 여기저기 켜놓은 수 많은 외면의 불빛들을 끄고는 내면의 하늘과 침묵 속으로 들어가보자. 그러면 이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수 많은 별들이 총총히 빛나며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저 평범한 소년이었는데 별을 좋아했던 게 생각난다.

어렸을 때는 다들 그랬겠지.

눈이 나빴지만 별이 좋았고 별에 관한 사진만 봐도 가슴이 들뜰 정도로 끌렸던 게 기억난다.

그 시절도 다 지나가고 인생의 쓰디쓴 맛을 보면서도 결국엔 명상을 하게 된 것도 별을 좋아하는 마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아마 사춘기이거나 한 스물 한두 살 무렵에 써본 별에 관한 우화도 있다.

오래 전에 게시판에 올렸던 것이라 읽은 사람도 있겠지만 이번 강가 캠프를 기념하며  다시 한 번 읽어보노라. ~

 

 

<별과 소년>

 

별을 좋아하는 소년이 있었다.

별을 볼 때마다 경이감으로 가득 찬 소년은 마침내 이 세상의 모든 별을 찾아 여행을 떠났다. 새로운 별을 만나면 그 자리에 머무른 채 명상에 잠기며 별과 하나가 되었다.

언제인가부터 그에게 보물 지도가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자기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그런 지도였다.

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여자도, 가장 많은 금은 보화도,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자가 되는 것도, 가장 많이 아는 자가 되는 것도 그 무엇이든 그것을 얻기만 한다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그런 것이었다. 마지막 깨달음도, 위대한 스승이 되는 것도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었다.

소문은 순식간에 온 누리 곳곳에 퍼졌다.

그것을 백 년, 천 년 찾아 헤매던 악당 두목이 있었다.

어느 날 소년은 그 악당 두목과 부딪치고 말았다.

저 녀석이, 꼼짝 마라!"

악당의 졸개들이 소년을 삽시간에 포위했다.

흐흐흐. 꼬마야, 어서 그 보물 지도를 내놓아라.”

좋다, 하지만 조건이 있다.”

조건?”

그렇다. 저 하늘의 별이 몇 개인지 아느냐? 그것을 알아 맞추면 주겠다.”

별 이상한 놈 다 보았군. 그래 네놈은 그걸 안다는 말이냐?”

그렇다.”

몇 개냐?”

삼만육천오백 개다.”

정말이냐?”

정말이다. 믿지 못하겠으면 세어 보아라.”

오냐. 거짓말이기만 해봐라. 네놈을 당장에 요절내고 말 테다.”

그리하여 악당 두목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을 헤아리기 시작했다.

하나, , ,.......열 여덟, 스물.....”

악당 두목이 별을 세고 있는 틈을 타 소년은 재빨리 줄행랑을 쳤다.

! 두목님, 녀석이 도망갑니다!”

하지만 두목은 여전히 별을 세고 있었다.

“....마흔 둘, 마흔 셋......”

두목님, 두목님! 정말이라니까요!”

순간,

시끄럿!”

두목은 헤아리는 것을 멈추고 무서운 눈초리로 부하들을 째려보았다.

으악, 이젠 우리 모두 죽었구나!

겁에 질린 부하들은 일제히 두 눈을 질끈 감고 자리에 엎드렸다.

두목은 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고 괴팍한 사람이었다. 사람 목숨 몇 개쯤은 눈 하나 까닥 않고 해치우는 아주 못된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저토록 화를 내며 노려보는 판이니 자기들의 목숨은 이제 없는 거나 다름없었으니까.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

기다리고 기다리던 황천길은 도무지 보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부하들은 하나둘씩 용기를 내어 살그머니 눈을 떠보았다.

그런데 이럴 수가!

두목은 다시금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을 헤아리고 있는 것이었다.

만년 호수의 비경처럼 고요하고 청허한 밤하늘.

두꺼운 얼음에 몇 방 정을 친 듯 별들이 뽀얗게 부서져 있는데,

백 하나, 백 둘, 백 셋.....”

그렇게 별은 세는 두목의 험상궂은 눈가에는 어느덧 투명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그 메마른 입가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들릴 듯 말 듯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아, 저렇게 아름다운 것을...”

0
0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도로명 주소 : 04164 토정로32길 17 강변살자빌딩 (구 : 미스틱로즈 명상센터 )
구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토정동 6-97 강변살자빌딩

전화 : 02-718-0778 / 02-703-0778    휴대폰 : 010-8565-7999
사업자번호 : 217-04-25489  대표자 : 정효순

today
263
total
844151